'기억'에 해당되는 글 2건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해도... :: 2006/12/29 16:01
집에대한
....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해도"
수 없이 돌아다녔다.
베스트셀러가 된 어느 책 제목은, 지도밖으로 행군하라고 했지만 - 애시당초 사람들이 그려놓은 지도가,
길이, 아무 의미도 부여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저러한 문구는 그저 지도안에 사는 사람들의 바램 혹은 사치일뿐.
비록 30분 남짓한 시간일 뿐이였지만 미친듯이 읽어내렸던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 다시 원점으로,
책의 표지를 보고 있다가, 든 생각이란.
난 과연 얼마나 기억을 하고 살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
우습게도, 기억력은 좋다고 자부하고 살면서 정작 내가 살았던 집들에 대한 기억은 잘 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발견했을때의 기분이란.
...제 3자의 입장으로 봤을때라면 어느 곳 하나 평범하지 않았던 곳들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좀 전에 끝낸 수채화를 비오는 창문밖으로 손을뻗어 맞게 한 후의 - 딱 그만큼의 흐릿함.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활자중독증이라 할만치 책에 집착을 갖고 있었고, 때문에 어린아이 하나 잠 잘 공간이
비좁을 만치 방에 책을 쌓아놓고 살아서, 책상을 ㄱ자로 놓고 낮에는 기역-자 책상을 내려놓아 책상으로 쓰고
밤에는 접어 올려서 그 아래 잤었던 기억이 문득 났다. ... 그게 7살이였던가... 8살였던가,
그 전이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한 것이, 그 전에는 영화, 드라마 촬영에 종종 씌이곤 했던 외갓집에서 살았으니까.
웃기게도, 10살 이후로는 살지 않은 그 300평이 되던 집은 지금 당장 도면을 그릴수 있을만치 기억이 나는
유일한 집. 심지어, 어렸을때는 현관에서부터 앞 정원-계단을 내려가야 있는 대문까지의 길이 밤에는 어찌나
무서운지 할머니가 대문 빗장을 확인하고 오라고 하시는게 무서워 일찍 자는척을 했을정도였다는-것까지
기억하고 있다.
어쩌면 이 기억은, 몇년 전 TV에서 특집인지 옛 드라마를 다시 방영해 주던중, 여 주인공이 이루어지지 못할
가난한 애인과의 이별을 슬퍼하며 울면서 요새로 보이던 그 커다란 대문앞에 쭈그려 앉아 울던 모습때문에-
... 그리워진 그 집이 다시 보고 싶어 그날 오후,
도착해 보았던, 그 요새와 같던 집이 마치 거짓말이였던 듯이 사라지고, 심지어 거실 한가운데 나선형 계단이
너무나도 멋있었던 옆집, "김장군 할아버지 댁"마저 ... 마치 아주 오래전서부터 있었다는듯 고급스러워 보이는
단층빌라 몇채가 들어선 것을 보고 아마 그 충격으로 잊지 못하고 있는지도....
14살 - 적지 않은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집 앞에 바로 골프장이 있었던, 그 주소마저 골프 뷰(Golf View) 1번이였던...
해발 1,800미터 위의 웰링턴이란 작은 도시의, 집 뒤에 파출부/하녀(메이드) 숙소가 딸려있던 집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집의 방수가 많아서 좋다고 했던 기억은 있는데 - 정작 방이 몇개가 있었는지는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1년이 넘게 살았던 곳이였음에도 불구하고... 14살, 어려서 기억을 못하겠다고 하기엔
모두의 웃음거리밖에 되지 못할 나이.
16살 처음으로 집을 얻어 혼자 살기시작했다.. 집이라고 할수 있기보다는, 호텔의 스위트룸이라고 해야할까?
시내 한가운데, 강을 내려다 볼수 있었던 - 10시 이후에 집을 돌아오려면 유리문이 아닌 뒤의 문으로 들어와야
했던 것은 기억이 나는데, ... 그 방의 호수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희미하게 방까지 가는 복도의 모양만이
기억이 날뿐이랄까. 벽뒤로 보이던, 발코니가 나 있던, 한쪽면이 모두 거울로 되어 있던... 그 정도만.
한국, 뉴질랜드, 인도, 오스트리아, 영국, 독일, 스위스, 프랑스, 스페인, 그리스, 캐냐다, 미국....
어렸을때는 나라이름을 외우기 위해서 곧잘 지구본을 보았던 기억이 있는데,
이제는 누군가가 어디에 있었는데요? 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지구본을 돌려보게 된다.
어디에 살았었더라... 결국 대답은 "많은 곳에요"
생각해보니, 지금 있는 이집도 이제 몇일밖에 남지 않은 올해를 넘기고, 다가올 "내년" 가을 즈음에는
묽어진 수채화처럼 내 기억속에 남게 될 또 하나의 집이라는 생각을 하니 조금은 서글프다고 할까?
아마 이 이유때문에 이번 여름 그렇게나 사진기를 들고 설쳐댔었나 싶다.
딱히 이러한, 조금은 틀어져버리고 뭉개져버린 기억 때문에 감정적으로 문제가 있는 어른으로 큰 것은 아닐까-
하는 궁금증은 오늘과 같이 툭 수면으로 떠오르고는 하는데...
...
어쩌면 누군가가 예쁘게, 알록달록한 색으로 꼼꼼히 표기되어 있는 지도를 준 손을 외면해 버린채
덜렁 "하얀"으로 꽉 채워진 종이 한장을 들고 내가 그릴거야-라고 한 것은 결국 내 자신이니 지금의 안정적인
감정을 갖지못한 상태에 대한 하소연 역시 이렇게 혼자할 수 밖에 없다는 것.
몇년 후,
딱히 그 모습들을 저장할(핸드폰에도 달려있는 디카라는 것이) 매체가 존재하지 않아 남기지 못했던
옛 집들에 대한 기억이, 언젠가 정말 모두 기억에서 사라져, 이러한 기억들 때문에 한참이나 먹먹해진 가슴을
부여잡고 주저앉아 있을 수 밖에 없던 오늘 같은 날의 심장이 더욱더 아파지는 그러한 날이 온다해도 -
아마 그 때즈음엔 그렇게 아픈, 다시없이 먹먹해진 가슴의 통증을 내 기억의 잔재라고 하며 웃어야 할지도...
딱 1년전 이 집앞에서 내가 찍었던 사진이, 낡고 바래져 내 기억에서마저 묽어진 수채화 같은 추억으로
남겨지는 것을 막고 싶은 거다. 이 시간을 붙잡고 싶다.
'영원한 이방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Wild Adaptor by Minekura Kazuya (와일드 어댑터) (3) | 2007/07/14 |
|---|---|
| 미국동부의 기차여행 - 시작 (26) | 2007/05/15 |
| 200700302 (7) | 2007/03/04 |
| 관광객과 여행자의 차이. (15) | 2007/02/12 |
|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해도... (6) | 2006/12/29 |
| 뉴욕의 크리스마스 (6) | 2006/12/19 |
| Las Vegas로의 여행 part 1 _ the Mirage (4) | 2006/12/08 |
기억할게요, 당신을. :: 2006/12/05 15:10
대 주택들이 옛 고성마냥 그 자태를 뽐내며 이어져 있는 그러한 곳, 새벽에 잠시 산책을 나왔다 마주친 어느 한,
그 곳과는 매우 이질적이게 보였던, 남자.
너무나 선명한 다홍색의 꽃으로 만개해 있던 정원에서 걸어나오던, 분수를 모두 지나-
그제서야 제 모습을 모두 볼 수 있었던, 커다란 키에 잘생긴 얼굴을 한, 이방인의 모습을 하고 있던 남자.
눈이 마주치고, 살짝 웃게 되었고, 몇일이 흘러 흘러 -
다음의 내 모습이란 그 사람 품에 안겨 행복하게 웃고 있는 그런 모습.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그러한 멜로디와 악기로 연주되는 노래가 흘렀고,
너무 행복했고, 이대로 죽어도 여한이 없을것 같아요-스러운 말도 안된다고 했던 감정.
그 사람 손길하나에 행복해 웃고, 이 행복이 어떻게 될까 살짝 두려워 울었고,
알았었던것이겠지. 세상의 모든 행복은 그 끝이 있다는 것 - 가장 아름다운 사랑은 오직 꿈속에만 있다는 것을.
역시 모든 것은 그러한 법. 몇일 후 집에 들려본지가 한참 되는 언니가 들이닥치고-
정부 특수기관의 요원인 듯한 언니의, 동생인 내게 조심하라는 당부의 말과 나라에 비상이 걸렸다는 이야기.
조금은 두려운 생각이 머리를 스치지만, 그 사람은 아닐거라고. 그 사람 때문은 아닐거라며,
그 날 밤 다시 만난 그 사람은 내 예감이 예감만은 아니였다는 것을 알려줘버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워할 수 없는 그 사람...을 더 이상 잡고 있지 않고, 안전 할 수 있도록
이 곳과는 어울리지 않은 그가 어울릴것 같은 - 그 사람이 왔던 곳으로 돌려보내주기로 ...
이 밤이, 이 사람을 - 그렇게도 사랑하는 이 사람을 보는 마지막 날이라며 속으로 그렇게 끝없이 울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함께 밤을 새자며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 가족몰래 갖고 있었던 집과는 많이
떨어져 있는 곳에 사 놓았던 작은 집-같은 곳으로 그를 초대.
집안 곳곳에 널려있는 수 많은 악보들과 풀룻과 비슷해 보이는 악기와, 방 한 가운데 놓여져 있는 침대에
그 사람 참 많이 웃었던.
지금까지 내 귓속에 들리고 있는 그, 적당히 낮고, 적당히 커서 너무 듣기 좋았던 그 사람의 시원한 웃음소리.
오랫만에 들린 그 집을 함께 정리하고, 청소하며. 당신이 떠나고 내가 남은 후, 더 이상 우리가 아닌 각자가 되어
살아갈 미래에 대해 그렇게 웃으며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
그렇게 새벽이 되고, 동이 틀 무렵, 나란히 누워
"어쩌면 난 당신보다 더 키가 크고 멋진 사람과 결혼을 해, 배가 이만큼 불러와 날 닮은 아이를 갖을지도 몰라"-
라는 말에 그 사람 웃으며,
"나도 당신이 배가 이만큼 불러왔을때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말에 더 이상 울음을 참지 못해
'샤워하고 나올게'라며 물을 틀고 그렇게 한없이 울어버린.
... 욕실에서 나왔을때 방은 이미 없어진 그의 체취만을 가득히 담고.
바닥에 허물어져 그렇게 울다, 발견한, 침대 맡 스탠더에 올려져 있던 수많은 악보중에
유독히 눈에 띄는 다른 필체로 적혀진 악보 한장.
중간에 포기한 듯한 나의 멈춰진 악보에, 음표가 더 그러져 완성되어 있는.
그리고 그 아래 씌여져 있는, 처음보는, 꼭 그 사람을 닮은 그러한 글씨체.
기억할게요, 내가 없어져 버린다해도.
사랑할게요, 당신을.
집에 돌아와 그 사람을 찾느라 혈안이 되고, 또 갑자기 사라져버린 동생을 걱정하느라 눈이 다 충혈된 언니에게
그 사람을 마지막 본 장소라며, 처음 그를 만났던 그가 지내었을지도 모른다며 그 다홍색으로 물든 정원과
같은 색을 한 집을 가르쳐 주고는...
조금이라도 그의 흔적이 남아 있을 지 모른다는 생각에 언니와 나머지 사람을 속이고 몰래 그가 지냈었던
곳으로 도착했을 때 즈음 이미 무언가를 눈치챈 언니가 따라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몇번이나 다른 곳을 지나쳐오며 겨우 그가 머물었던 그 곳에 도달해서 잠긴 문을 열려고 할때 -
언니와 함께 온, 같은 나라의 기관에서 일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뒤에서 총인듯한 무기로, 관통당함.
마지막으로 본 것이라면, 겨우 꺼내었던 앞 호주머니에 접어 넣어두었던 그 사람의 글씨가 담긴 악보 한장.
이미 피로 얼룩져 볼 수 있었던 글씨라면, 기억할게요-당신을 이라는 몇 글자.
그리고 불과 그 새벽에 들었던 그의 시원한 웃음소리. 그 웃음소리....
멀리서 미친듯이 달려오고 있는 큰 언니의 다급한 얼굴,
이미 내게 가까이 온, 나를 향해 방아쇠를당겼을 그 사람에게는 들렸을지도 모르는,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던 그 사람의 얼굴을 향해.
'다음에 태어나면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래요'
...wiederkommen...
=================================================================================================
이틀 째, 반복된 꿈.
평소에 꿈을 꾸지 않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이틀간 이어지게 꾼 꿈이 오늘은 너무 생생해서.
배게가 흠뻑 젖은 것은 당연하고, 얼마나 울었는지 한쪽 얼굴의 피부가 다 데인것 처럼 - 눈물의 성분때문에-
빨갛게 쓰라릴 정도로 울었다면.
꿈에서 깨어서 겨우 몸을 추스려 앉았는데도 불구하고, 귀에 선명히 들렸던 그 사람의 웃음소리.
눈앞에 종이를 주고, 꿈속에서 보았던 그 악보를 다시 그려보라고 하면 그릴 수 있을 정도로 생생했었던.
그리고 한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눈에 보이는, 붉은 피에 젖어 겨우 보이던 연필로 씌여져 있던,
"기억할게요
당신을..."
배경이라면, 현재보다는 과거 인듯 한 모습이였는데 - 꿈에서 난 분명히 영어도 한글도 아닌 언어를 썼는듯,
독어비슷한 언어였는데... 싶은. 신기하게도 난 어떻게 그런 언어를 알아볼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고.
얕게 들은 수면 중, 분명 꿈에서야 몇시간이, 며칠이, 또 몇 년이 흐르는 시간이라고 해봤자.
정작 현실에서(잠자고 있는)의 시간을 계산해 봤을때 채 몇분이 흐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아무리 긴 꿈이라고 해봤자 20분 이상 꾸는 꿈은 없는 것 역시 알고 있는 나임에도 불구하고 -
조금은 신기할 뿐.
어제는 그저 지나가는 꿈이려니, 잊어 버리고 - 심지어 잠들기 전에는 꿈과는 아무 상관없는,
일본의 경제현황자료를 읽고있었는데... 하면서도.
오늘은 너무 아프고, 온 몸이 산산조각이 나는 듯한 그러한 몸과 마음의 고통으로 인해서
꿈에서 겨우 내가 '빠져나온' 느낌이랄까... 깨고나서도 눈물때문에 너무나도 쓰라린 한쪽 볼을 잡고,
머리속에서 지워지질 않는 그 영상은 계속해서 반복 리플레이.
짤막하게 중간의 자잘한 디테일을 안 써서 그렇지, 잘하면 18부작 드라마 한편은 나올정도의 이야기.
이렇게 쓰기로 한 이유라면, 머리속에 있는 것을 글로씀으로서 정리할수 있고, 또 머리속에서 빼 버리겠다는...
헌데, 그 집, 정원. 그리고 그 사람의 얼굴은... 아직까지 너무 낯익어서...
몇해전 TV에서 유행했던 전생체험을 한다면 이럴 것 같다는 느낌 -
...vermisse...
'새벽 3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이영's version of Hemingway White Skin v.1.1 + Hemingway BLACK Skin v.1.1 (16) | 2007/02/03 |
|---|---|
| 무드셀라 증후군을 앓다 (8) | 2007/01/06 |
| Google GMail 초대장 : Offering Gmail Invitations (25) | 2006/12/29 |
| 2007 MEMORANDUM (8) | 2006/12/26 |
| 여섯남자들이 주는 "무한한 행복" 무한도전. (4) | 2006/12/26 |
| 기억할게요, 당신을. (8) | 2006/12/05 |
| 안녕. (6) | 2006/11/30 |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이올린에 추천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