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2/21 12:13 15년차 유학생/@워싱턴DC: 학사 02'-07'
20070220
1. 새벽.
잠든지 몇시간이나 되었을까, 2시 58분, 새벽 3시가 되기 몇 분전 눈을 떴는데 - 그 이후로 계속해서
다시 잠을 청해보려 뒤척였지만, without any luck.
하긴 다시 잠들 수 있을 정도였다면, 아마 이 시간에 깨지도 않았을테지, 란 생각을 했다.
그대로 안되면, 나의 가슴을. 그대로 안되면, 나의 마음을...
아무것도 못 느끼게, 아무것도 못 원하게 하죠."
모두 꺼져버린 티 라이트들과, 잠들기 전 플레이리스트에 무한반복 되게 해 놓았던, Fly to the Sky의 피(避)
때문인지 내내 슬픈 꿈을 꾼 것도 같고....
그러다 생각이 나버린 것은, 이 작은 방도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것. 12월21일을 전후로 - 아마 다신 이 작은 방,
이 호텔식 아파트와는 마지막이라는 것이 생각이 나버렸다고나 할까. 그 다음에 들었던 생각이란,
"행복할 수 있겠어?" 라는 스스로에게의 질문.
2. 새벽의 산책.
4학년 신드롬이라고 그랬던가- 갑자기 학교가 보고 싶었고, 학교 쿼드(학교의 정원?-위 사진)의 길을
이루는 하나하나의 벽돌에는 졸업생들의 이름과 학번이 적혀있는 그 길이 갑자기 보고 싶어져-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새벽 3시 13분의 산책을 시작. 딱히 선-후배 관계가 한국처럼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을 몇십년전서부터, 불과 작년까지 걸었던 선배들은 과연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요 며칠 체감온도가 -10도를 윗돌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새벽의 날씨는 추위를 전혀 못 느낄 정도로...
아마 눈이 내렸다 그쳤다하면서 잠시 따뜻한 기운이 머무는 사이였을까.
12월 21일.이 마지막 날이 될테지, 이 학교와는. 내 인생에 있어 Washington DC라는, 이 정치의 심장부가
마지막이 될수는 없겠지만 그때는 또 다를것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303일. 아직도 그때까지 논문 두어편은 쓸테고, mid-term, final도 아직 두번씩이나 남았고, 여름에 마저,
이곳에서 다가오는 대선을 위해서 Team Hillary (미국 시민도 아닌 내가 어느 대통령이 되봤자-라고 할수
있겠지만, 어느 나라도 아닌, 대한민국-한국인이라서 신경 안쓸래야 쓰지 않을 수 없고. 이왕 캠페인팀에서
일할 것이라면 힐러리를 위해서 일해보는것이 큰 경험일테고 - 개인적으로 오바머씨도 좋지만 ^^) 활동도
하기로 되어 있어, 303일이라는 시간은 결코 쉽지도 않겠지만 그래서 더 빨리 지나갈 것이기에.
늘 힘겨워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근히 학자스타일인지라 - 이렇게 무언가에 빠져,
누구도 하지 않을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묻고, 대답하려 밤을 새고 오늘이 며칠인지도, 낮인지 밤인지도
구분못할정도로 몰두하다 프린터로 전송된 내가 써낸 글의 첫장이 마지막으로 프린트 아웃되어 트레이에
딱 올라왔을때의 그 희열이란....
-MA도 Ph.D도, JD도 이미 7살때부터 예약해 놓은 일이긴 하지만서도 어디 BA 같으라고... 물론 MA수업을
듣고있는지라 어쩌면 지금과 별 차이가 없을 지도 모르겠지만서도 - 선배들의 말에 의하면 BA가 가장
힘겨웠다고...
... 혼자만 춥지 않다고 생각했지 몸은 늘 그렇듯이 너무 정직해서 - 추위에 살짝 얼어버린 다리를 다시 펼려니
상상속이였겠지만 "우두둑"소리가 들리는 듯한 기분.
사회가 늘 정해준 틀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길만을 선택했던 탓에, 역시 조금 이르지만, 그래도 -
이제는 정말 그 "우리-틀"안에 들어가야 한다니까... 조금은 어색하고 조금은 어려워하고 있는지도.
작년 SS과의 리쿠릇(recruit)팀과 인터뷰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있는데, 그들이 알려주었던 그 "경영자코스"
-의 빡빡한 '틀-스케쥴-플랜'을 듣고 처음부터 관심은 없었지만, 더더욱이 없어졌던 기억이 나버렸다.
VIP코스라고 해봤자, 기업에서 이것저것 보고 배우라는 것들 쫓아다니면서 다 배워주고 돈 대주니 가라는
대학원으로 가서 정해진 수업을 듣고 그 학위를 따내고.... 돈 주고 공부까지 가르쳐 준다는데 무슨 불만이
많냐며 선배들에게는 핀잔까지 들었지만서도, 누군가가 내 인생을 조정해주는 그 기분은 - 내가 원하는 것과는
너무나도 달라서...
-이러니 데스크앞에 앉아 상사의 명령따위 들으며 무언가를 해내는 것은 정말...
3. 헬로, 미스 카리스마.
일주일에 한번꼴로 접속하는 싸이월드 방명록에 씌여진 이 글을 보며, 요즘의 나는 이렇군. 이라는 생각에
살짝 씁쓸했다가, 업데이트라고는 작년 여름에 한것이 마지막이 되어버린 사진첩의 "가족"란에 들어갔더니,
3년전에 청와대에서 찍은 가족사진이 있었다.
불과 3년전의 나는, 청와대 가족의 날.이라고 해서, 일반인에게는 공개하지않는 청와대 안의 '알려지지 않은곳'
-까지 보여준 다는 마음에 두근거리는 심장을 꼭 잡고 잠들었었것만, ...
지금은 청와대가 다 무어냐, 백악관, 블레어하우스도 지긋지긋하고, 한-미 두 대통령이 당장 코 앞에 서 있는다
해도 '무덤덤'할 것임을 안다 - 아마, 옆에 서 있는 통역관들에게 "제발 좀 잘해"라는 힐난의 눈빛만 쏴줄지도
모르겠고....
월요일. 파파와 마마가 한국에서 놀러온 막내삼촌 가족과 오랫만에 DC에 오셔서 함께 1학년때 지냈던
기숙사와 그 쪽 캠퍼스를 돌고, 학교안 기숙사 카페에서 브런치를 먹으며,
"난 누군가에게 명령받는 것도 싫고... xxx(화제가 되고 있다는 한국의 어느 여자분)따위랑 같은 레벨로
친다면 아마 기 막혀서 뒤도 한번 안돌아보고 나와버릴 거야" 라는 시건방진 말에,
절대로 그런 발언을 용납하지 않는 마미께서도, 외숙모와 삼촌께서도,
"xxx는 네 포스에 눌려서도 절대로 그렇게 못할것". "너에게 누가 그러겠니"
-장난스러운 말투셨더라면 놀린다고 은근슬쩍 삐진척이라도 했을텐데, 다들 너무 진지하셔서...
스스로 "내가 그렇게 존재감, 카리스마 짱"였던가 ... 질문했더니 사촌동생들까지 "끄덕끄덕"
이미지를 바꿔봐야 하나- 했지만서도,
생각해보면 그 두근두근 콩콩콩 심장을 달고 살았던 3년전 - 그리고 이 굳건한 철판을두른 심장은 3년의 시간이
내게 가져다 준 자신감이라는 철갑인지도 모르겠고....
-하면서도 왜 눈물은 더 많아진건데? 싶은. 어쩜 상처받은 것에 비례, 더 단단한 방패막이를 만든것인지도.
조금씩 조금씩, 이 대학에서의 추억을 정리하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303일이나 남았으면서 왜 벌써부터
청승이냐고 할 수 있겠지만, 이런 마음가짐이라면 앞으로의 그 시간을 더욱 더 소중하게 여길테니까.
그나저나, 이왕이면 박근혜씨 같은 "없는듯 있는듯한" 카리스마를 원했것만, 어째 난 "콘디 라이스"같은가봐.
-조금 더 누그러진 모습을 보일려면 어찌해야하나....
요즘 깨달은게 있다면, 글이 길어지면 대부분 안 읽는다는 것.
굳이 다른 언어를 쓰지 않아도...솔직히 심각한 활자중독에다 속독인 나도 그러니까-
요즘은 더욱이 한글을 더 많으 읽고/쓰고/말할려고 노력중인탓에
이래저래 가장 공개적이면서도 가장 비공개적인 - 나의 새벽3시.
이러다가 매일같이 일기만 올리는거 아닐까 몰라. 걱정이야.
'15년차 유학생 > @워싱턴DC: 학사 02'-07'' 카테고리의 다른 글
| comin' back - soon. (18) | 2007/03/07 |
|---|---|
| 오늘만- (6) | 2007/03/02 |
| 고슴도치. (18) | 2007/02/22 |
| 20070220 (17) | 2007/02/21 |
| 스팸 트랙백들과의 전쟁선포 (17) | 2007/02/19 |
| 워싱턴DC의 아침. (16) | 2007/02/08 |
| Depression, (12) | 2007/02/06 |


댓글을 달아 주세요
이 정도의 길은 장문이 아닌 짧은 글이므로 다 읽습니다만......
카리스마가 있어서 좋으시겠어요. 저는 0이라고 하더군요. 가끔만 존재감이 느껴진다구...ㅠ.ㅠ
^^ 사진이 있어서 그렇지, 생각해보면 긴 글은 아니죠-
빡빡하게 나열된 글도 아니고 어느정도 (두서없긴 하지만서도) 끊긴 글이기도 하니까.. 쿡쿡.
하지만 다 읽으셨다는 것에 - 살짝 놀랐다는.
카리스마 <-라, 흠. 전 많이 누그뜨려야 하는 입장이라서..
여자애 치고 너무 드센;느낌이 없지않아 있어요 (웃음)
비밀댓글입니다
알아주실 거라 생각해요. 끄덕끄덕.
맞아요, 아마 사는 생물체들 중 그 급에 있어서는
최고치.일거에요, 그 외강내유급.에 있어서는...
끄덕끄덕. 덩치만 컸지 참 여린 그 사람도 그렇고.
그럴 일이 있겠느냐만은, 우리 둘.이 만나서 서로를
알게된다면 참 재미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서로 절대 그렇지 못할 사람들이, 그런 "척"만 하고
살고 있으니까요 - 후훗.
꺄아 - 그럼요! 이런모습을 하고 있어도, 언니의 사랑을 받고 있는거죠. 꺄아 -!
카리스마라............너무 먼 이야기...........^^;;
요즘은 뭐가 그렇게 바쁜지...
오늘 볼일이 있어 바로 옆에 있는 롯데마트에 갔었는데, 무료안마기를 그냥 스치고 지나야했던 아픔이...
요즘 점점 안마중독에 걸리고 있는듯..ㅋㅋ
여자애가 좀 심하게 드세;보이는게 있어서 -
(약간은 무서운 여자;; 인지도 ) 웃음웃음.
하하, 요즘 저도 솥뚜껑만한 남동생의 손;;이 그렇게나
그리운 요즘입니다. 목서부터 어깨-허리까지 잔뜩 뭉친 기분이라서, 동생의 시원한 안마가 필요해요.
... 스포츠마사지 받으러 갈까도 생각했는데, 돈도 돈이지만 -_- 무엇보다 시원한 느낌보다 아픈것만 같아서.. 덜덜덜...
하늘에 던져진 60,000 피스짜리 퍼즐을 맞추는 기분이시겠군요. ^^
매우 적절한 비유이십니다.
네, 딱 그 기분이에요.
무슨 모노드라마를 본 기분.. 이 글을 읽는 시간대가 마찬가지로 새벽이었다면 저 또한 한껏 센치해졌을것만 같군요;
저도 나중에 그런 때가 오면, 이런 글을 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문득 듭니다 ^ ^ 아직 이런 얘기 할 수 있을만큼 뭔가 해놓은게 없으니 쩝;
monologue - 형식의 연극을 참 많이도 했죠. (애를 갖고 싶으나 불임으로 우울증-에 빠져 살짝 맛이 간 여자서부터, 영재(천재)였으나 나이가 들어서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버린 "잊혀진 천재"도 그렇고)
... 아마 덕분에 모노드라마; 같은거 잘 쓴답니다. 혼자서 중얼중얼. 후훗.
... 에에, 그렇게 자신을 낮추지 마세요! 적어도 나-에 대해서는 조금더 자랑스러워 하시기를.
박근혜보다야 콘디가 훨...... 낫다는....
경력을 보나, 실력을 보나 - 물론 당연하지요.
조용한 그 두사람의 카리스마를 비교했을때 - 콘디가
낫지만서도, 22살짜리 여자애가 콘디같다고 생각했을때.
살짝 섬뜩한것도 사실이죠.
im reading most...actually all of ur post....;)
... I don't know how much fun that's going to be, but... well..
비밀댓글입니다
when "was" the last time, I actually...
watch your grammar sweetheart, even it is just a comment since english isn't your first langauge, it's good to make a habbit of using good english.... who knows, someday with lots of practice you just might become me... (puhahahah - u know i was kiddin')
... strange,
last night, or this morning (I too, don't remember when was the last time I went to bed when everyone else' went to bed), I just had image of you in my head... thought about calling but then it was too late/too ea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