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하는 모든이에게 -
"너, 안 특별해. 오해는 마라. 특별하지 않다는 게 아프지 않단 뜻은 아니니까.
당근 아프지. 근데 말이지. ‘결별 통증 등급에 관한 ISO 인증기준’ 같은 거 없거든.
그래 저마다 제 고통만은 각별하다 맘 놓고 믿곤 하지.
허나 설사 인류가 미터법을 발명치 못했다 해도 인간 신장이 3미터 넘지 못한단 사실이 변하는 건 아니거든.
마찬가지야.
그대 이별 통증, 유사 이래 수없는 이들이 겪어낸 정도를 결코, 벗어나지 않는다. 안 특별해. 하나도."


안 특별하다니까 실망스럽나. 특별했으면 좋겠나.

그 경험에서 유일하게 특별한 건, 그대 통증이 아니라
그런 경험을 그대 인생에서는, 처음 겪는다는 사실 하나야.
그러니까 다른 사람과 다른 게 아니라 자신의 이전 경험과 다를 뿐이라고.
살며 그런 경험 한 번 없는 사람 있다면 오히려
그 사람이야말로 특별 케이스라 봐야지.
그러니 이 사건을 통해 배워둬야 할 건,
난 왜 특별한가 따위가 아니라 이별, 그 자체야.
왜냐. 당신 통증은 누구나 그렇듯 시간이 해결해줄 게야.
하지만 아무도 이별을 훈련시켜 주진 않거든.
근데 우리 모두는 계속해 헤어지거든.
게다가 잘 헤어지는 건 잘 만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거든.
시작이 우연과 충동의 지배를 받는다면, 이별은 의지고 결심이거든.
시작은 열정으로 족하나 끝은 지혜가 필요하거든.


그러니 지금부터 엉아가 하는 말, 잘 기억해두라고.

첫째, 탯줄 끊어지는 최초의 그 순간부터, 이별은 삶의 본질이야. 세상만사, 다 제 나름의 생명이 있는 거거든.
관계라고 예외일 순 없어요. 이별은 자연의 일부라고. 만남은 좋은 거고 이별은 나쁜 게 아냐.
만남과 이별은 하나의 뫼비우스야. 만나면 헤어지고, 헤어져야 만나는 거야. 그게 만물의 이치야.

둘째, 그러니 헤어질 걸 두려워 말고 만나는 동안 다 누리지 못할 걸 두려워해야 해.
이별보다 두려워할 건 쏟지 못한 애정을 남기는 거라고. 그건 고스란히 비탄이 되거든.
그러니 매일매일 가진 걸 남김없이 다 줘. 그렇게 좋은 이별은 오히려 매일의 사랑을 먹고 자란다고.
                                      이 말을 이해할 즈음이면 대개 누군가와 결혼해버린 후란 게 문제지만.


셋째,  세상에서 가장 나쁜 이별은 혼자 남은 이별도, 너무 일찍 한 이별도, 반복되는 이별도, 충동적인 이별도 아냐.
             세상에서 가장 나쁜 이별은, 이미 진즉에 했어야 마땅함에도 아직도 못 한 이별이야.
             제 사랑만은 특별하단 유아적 집착과 자기애 그리고 혼자된단 공포와 본전의식 덕에 유지되는 블랙 판타지지.
             그러나 가장 슬픈 이별도 나쁜 지속보다는 낫다.

이별은 쉽다거나, 이별을 자주 하란 게 아냐. 이별은 그저 자신을 필요로 했던 특정인 하나가 사라진 게 아니라
자신에 대한 필요 자체가 순간적으로 우주에서 사라진 것처럼 느끼게 만들지. 쉬울 리가 없지.
하지만 그런 상실감 없인, 그게 채워지는 충만감도 없는 거야.
이별을 슬퍼하고 아파하되 부정하거나 외면하지 말지니
그 흉터에서만 다시 움틀 수 있는 게
바로 어른의 사랑이니라.







........

어떤이유로, 혹은 어떻게-그의 글을 읽게 되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frank한 그의 말투와 conventional wisdom아니겠냐-싶지만. 아마 이말에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사람들 역시 있을테니까.

살짝 웃은건, 세상엔 이런 말을 해주는것이 직업인 사람도 있군요.

결론은 처음부터...


from, 이별, 그리고 ‘빤스 고무줄’ [매거진 esc] 김어준의 그까이꺼 아나토미 "1. 그녀와의 이별을 받아들일 수 없어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RynnA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skyfac.com BlogIcon 엔하늘 2009/12/24 18: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와 닿는 말들이 많은데.
    잘 읽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www.its3am.net BlogIcon Rynn.A 이영 2009/12/29 17: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끄덕끄덕.
      되게 당연한 말들인데도, 또 저리 써놔서 그런가 - 되게 와닿는다랄까.

      엔하늘님(왠일이니) 행복한 연말연시 맞이하시기를..

  2. Favicon of http://www.daegul.com BlogIcon 데굴대굴 2009/12/25 17: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자자... 처음부터 하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될 수 있으면 초등학교부터 시작하는 방법을... ㅎㅎ

    • Favicon of http://www.its3am.net BlogIcon Rynn.A 이영 2009/12/29 17:02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 말입니다.
      만약 그때부터 이별하는 방법을 제시하신다면,
      이 글을 쓰시는 분- 제게서 톡톡히 존경을 받으실지도.

  3. Favicon of http://jasminsmell.tistory.com BlogIcon 말리꽃향기음 2010/08/26 19: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엉아라길래..순간 린아가 엉어야? 이랬는데..더 내려보니 다른 사람의 글이었나보군^^; 시작과 끝. 만남과 이별은. 돌고 도는 본래의 과정 인거지. 저런 게 직업인 사람이라 ㅎㅎ. 나도 곧 이려나..난 아직 멀었고 ..글 재주도 꽝이지만 =ㅁ=;

이전버튼 1 ... 65 66 67 68 69 70 71 72 73 ... 325 이전버튼

Total956,801

달력

 « |  » 2012.02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글 보관함